2026-04,05, 06 Dev Retrospective

 

회고록이라고 쓰기에는 조금 민망하지만, 뒤늦게 4~6월의 개발 회고를 남겨본다.

변명을 조금 하자면, 4월에는 업무가 바빴고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자주 비우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출근한 날마다 일을 몰아서 처리하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이상, 변명 끝.


이번 회고에서는 최근 개발을 하면서 느낀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싶다.

얼마 전 파트장님이 공유해 주신 데이터 오븐 하용오님의 AI 시대, 나의 전문성을 재설계하는 법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훑어보다가, 이건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 165장의 발표 자료를 천천히 읽었다.

AX

한동안 회사에서는 DX(Digital Transformation)를 강조했는데, 이제는 많은 회사가 AX(AI Transformation)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회사도 작년에 AX 조직이 새롭게 만들어졌고, 나 역시 AX 그룹에서 일하게 되었다.

발표 자료에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회사들은 AX를 도입하면서 환호 → 정체 → 신남 → 의구심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AX 그룹에서 일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외부 환경에 발맞춰 움직이다 보니(나쁘게 말하면 휘둘리다 보니) 이런 변화를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 회사를 기준으로 보면 비개발 직군은 ‘신남’ 단계, 개발 직군은 ‘의구심’ 단계에 들어선 것처럼 느껴진다.

인지부채

그렇다면 왜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을까? 나만 돌아봐도 그렇다. 작년 이맘때 우리 파트에서 처음으로 Claude Code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의 Ground Rule중 하나는 이거였다.

“LLM이 그렇게 말했어요.” “LLM이 그러던데요.”

이 말은 금지였다.

처음 제대로 된 코딩 에이전트를 사용하다 보니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고, 나조차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코드들을 마구 생성해서 커밋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코딩 에이전트를 사용할수록 설계와 검증이 더 중요해진다는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혼자서 Backend, Frontend, Database, CI/CD까지 모두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표 자료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지부채(Cognitive Debt) 가 쌓이기 시작했다. 내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코드가 배포되었고, 결국 유지보수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었다.

그 이후부터는 많은 부분을 반성했고, 요즘 유행하는 Harness Engineering 방식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먼저 Planning을 하고, Backlog에 LLM과의 대화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정리한다. 구현된 내용은 문서화하고, Test를 통해 검증한다. 결국 AI를 잘 쓰는 것보다 AI가 만든 결과를 내가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요즘은 무엇에 더 에너지를 쏟는가

이제는 누구나 Claude Code 같은 요술 지팡이를 하나씩 들고 있는 시대다.비전공자도 자신에게 맞는 Agent를 쉽게 만들 수 있고, 모델의 성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사내에서 만들고 있는 서비스들도 생각보다 쉽게 대체되거나 금세 평범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대체되지 않고, 쉽게 잊히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한참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재미(Fun)편의성(Usability) 이다.

이전 회고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UI/UX가 불편하면 결국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재미는 어떨까? 최근에는 특별히 혁신적인 기능이 없어도 사람들이 즐겁게 사용하는 서비스가 오래 살아남는 경우를 자주 본다.

예전에도 중요한 요소였지만, 이제는 누구나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그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기술 자체보다도 사람이 어떻게 서비스를 경험하는지(Human-Computer Interaction) 가 더욱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공부할 게 너무 많다..^^